프로콘 분해하는 이야기 ; 게장이 땡기는 이밤

2020. 6. 29. 20:14않이, 나는, 앱등이는 아니야/참말로 아니다 이거에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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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사진을 또 쓰네.



어쩐지 요사이 포스팅한다는 게 다 하우징 이야기뿐이네요.
얘로 말할 것 같으면 원래 대난투 버전이었는데.
하우징의 세계를 전혀 모를 때부터 쓰던 친구라 이미 보증기간은 지난 상태입니다.
쏠림은 모르고 샀는데 없는 것 같고
갈림은 없습니다. 내 플레이 스타일이 얌전한 모양이예요...?
알리에서 쉘+버튼 주문하고 이주도 걸리지 않아서 도착했으니 배송은 빨랐으나, 세상에나..
조립하다 보니 버튼이 하나 부족하다..?
'A' 버튼이 없어요, 왜죠?

어쩔수 없이 일단 그냥 닫았다.

 

그녀는 왜 프로콘을 까서 고통받았을까?

이 아이를 처음 작업할 땐 콘솔 주변기기를 까 보는 게 처음인 데다가,
프로콘 분해조립은 진짜 쉬우니 일단 해보라고 독려하는 글을 어디선지 읽고 난 후였기 때문에
진짜 씩씩하게, 아무런 검색과 준비도 없이 그냥 깠습니다.
개인적으로 어쨌든 그 정도로 쉽진 않았어요.
접착테이프가 붙어 있는 걸 전혀 예상을 못해서 나사를 다 푸른 것 같은데 왜 열리지 않는지 엄청 고민했습니다.
혹시 내가 보지 못한 어떠한 나사 때문에 프로콘을 해 먹을까 봐 진짜 떨었어요.
어쨌든, 버튼 하나만 검정인, 심히 애매하고 곤란한 상태지만 무사히 닫은 다음에 저는 잠시 스트레스에 시달렸습니다.
그도 그럴게, 이제 어쩌냐고요.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중국 플랫폼의 이미지까지 더해져서, 배 째라고 하겠지? 이 정도 누락은 포기해야 하겠지? 고민하다 알리를 이용해본 다른 지인에게 상담을 요청했습니다.
그리고, 지인의 솔루션은, 마블리님 사진이라도 프사에 걸고 문의를 넣어보라는 거였습니다..
그래서 저는 굳게 마음을 먹고, 그래도 마블리님 사진을 도용하긴 좀 그러니 마블리님과 비슷한 이미지의 친구에게 사진을 받았습니다.
비록 외모는 상남자이지만 내면엔 소녀감성을 간직한 친절한 제 친구는 저의 이러한 슬픈 사연을 듣고는 미간 골에 또랑까지 파 가며 셀카를 한 장 찍어서 보내주었습니다, 그랬습니다만.. 사실, 차마 정말 걸지는 못하겠더라고요.
어쨌든 그렇게 마블리한 사진은 걸지 않았지만, 의외로 응대는 빠르고 상냥했습니다.

LP로 시작하는 송장번호는 일반 국제등기로 우체국에서 우체통에 배달해 준다.


그런데... 배송이 썩 빠르지 못했어요. 흑흑
얘들도 뭐 남는 게 있으려면 그렇겠지만 처음 배송과는 다르게 익스프레스가 아니라 국제 등기로 왔기 때문이죠 ㅜㅜ
우체통에 넣어주는 바로 그거 말이에요.
기간은 진짜, 꼬박 두달이 걸렸고 심지어 우리 집 주소를 쓰다 말았습니다.
누락시킨 게 동 호수뿐이라 어쨌든 반송이 되지는 않았으니 그나마 다행인 걸까요?
덕택에 저는, 알람을 끈 보람도 없이 휴가날 아침부터 우체부 선생님의 모닝콜을 받아야 했습니다.


 

 

긴 여행길이 영 고되었는지 퍽 꼬질꼬질한 꼴로 우리집 우체통에 낑겨있던 가엾은 노란 봉투.


어디 보자, 드디어 왔으니 이제.. 이제 까 볼까나.
내방 한 구석에서, 왠지 나를 노려보나 싶은 까만 버튼의 존재감을 이제 보내줄 때가 된 것이죠.

서론은 각설하고, 그래서 교체는 어떻게 한다고요?

 


우선 핸드그립 아래쪽에 나사를 풀어줍니다.
이거 아마 Y나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저번 조립 때 X로 교체해뒀었죠.
Y나사는 심하게 무르다고 하니 주의해서 푸르도록 합시다.
이쪽저쪽 푸르고 나면 그립 부분이 쉽게 벗겨지는데, 양말 벗기듯이 훌렁훌렁 벗겨서 치워두면


1번 게딱지의 나사 네 개가 보이는데 훌렁훌렁 풀어서 치워줍니다.


짜잔, 배터리가 들어있네!
이건, 아주 오래전 갤럭시 시리즈의 배터리처럼 손톱 끼워서 살짝 들면 빠집니다.
어린이 친구들은 그런거 잘 모르나요?
어쨌든, 옆으로 잘 치워두고


한바탕 더 나사를 푸릅니다. 배터리 홈 위쪽 나사 두 개는 쏙 들어가서 잘 안 보이니 잊지 말고 푸르도록 합시다.
자 이제 힘을 주는데...


처음 여는 경우 이쪽이 접착테이프로 붙어있으니 살살 주의해서 떼듯이 열어줍니다.
안에 하판 상판이 리본 케이블로 연결되어있으므로 조심해야 해요. 양쪽으로 사정없이 잡아 뜯으면 피눈물을 흘리게 될 지니....


오른쪽 사진에, 보이는가 저기 상판 하판을 연결해 놓은 구깃구깃한 하얀 케이블이..
뽑아 둬도 편하고 좋겠지만 나는 그냥 저렇게 걸어놓고 작업하는 편이긴 하다.
뭔가 더 복잡한 걸 해야 한다면 떼어 놓긴 하겠지만..,
어쨌든, 그럼 이렇게 속 게딱지가 떨어진다.
자꾸 게딱지 타령하는데 나는 사실 게장은 먹어도 게딱지는 안 먹는다, 비려....
닭가슴살은 먹어도 다리는 먹지 않아요, 비려....

왼쪽 사진에 끈적이가 반짝반짝 붙어있는 저 부품이 아마도... 진동 관련 부품인 걸로 알고 있는데 사실 확신은 못하겠다 (..) 정체가 뭐든 간에 양면테이프 붙어있다 이거예요!
그래서, 이렇게 쫙 열면 조이스틱은 아래쪽 버튼은 위엣쪽 기판에 붙어있는데 이렇게 저렇게 붙어있다. 그래서 나사를 몇 개 더 풀러야 함 ㅜㅜ
조이스틱은 만약 교체를 원한다면 가차 없이 잡아당기면 된다. 그냥 쏙 빠진다.

이렇게 쏙


트리거 얘기도 잠깐 해야지.
R, L은 저렇게 고정되어 있으니 홈 방향으로 쿨하게 잡아 빼면 됩니다.


RZ, LZ는 조금 복잡해요.
사진의 쇠기둥을 핀셋 같은 걸로 살살 밀어서 빼줘야 합니다.
두 번째 사진 보면 첫 번째보다 많이 빠진 걸 볼 수 있죠.
버튼이 빠질 정도로 빠지면, 자리에 교체할 트리거를 끼우고 다시 원상 복귀시켜줍니다.


안정적으로 벌려놓고.
앗 나사에 동그라미 치는 거 깜빡했다.
그렇지만 이쪽 나사는 잘 보여서 걱정 없습니다. 네 개 푸릅니다. 돌돌돌돌
그러면 상판 기판이 똑 떨어지는데요...

어쩐지 집착적으로 또 동그라미를 쳐둔 양면테이프.


하판에 이렇게 대충 얹어놓고 버튼 교체를 시작하도록 합시다!


짠! 고무캡이 예쁘게 덮여있습니다.
저는 a버튼을 교체할 거니까 그 위에 있는 고무캡을 살포시 떼어냅시다.

게임을 하면서 과자를 먹지 맙시다.


아앗 더러워....
그냥 다 떼어내서 청소하기로 합니다.
어쩐지 자꾸 강조하게 되지만, 저는 하루에도 여러 번씩 손을 씻고 청소를 좋아하는 청결한 사람입니다.
오해하기 없기! 코코랑 약속!


홀랑 다 벗긴 김에 벗긴 사진도 찍어봤습니다.
드디어, 저기에 혼자 검정인 A 버튼이 드디어 친구들과 같은 색깔이 됩니다!
자 교체 후 역순으로 다다다 조립하면 끝!


끝! 예쁜 프로콘이 되었다!


덤으로 원래 입고 있던 옷도 살짝 찍어봤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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